한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인가 @경력 전환 1

//한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인가 @경력 전환 1

한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인가 @경력 전환 1

엄경섭, Managing Director of MCTC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있나니… 전도서3:1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이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 지나간 계절을 아쉬워하거나 붙잡으려 하지 말고 지금 맞이한 계절을 받아들이고 이 계절에 맞게 잘 살아야 한다. 선교사에게도 인생의 계절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뜻밖에 찾아온 인생의 계절에 선교사는 짐짓 놀라, 자신이 올바른 곳에 서 있는지 그리고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놓이게 된다. 인생의 계절에 따른 변화는 선교사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사역, 더 나아가 선교사라는 직업을 반추해 보도록 만든다.

한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인가

경력 전환이란 단어는 대다수의 선교사에게 생소하다. 대한민국의 해병대에서 가져온 듯한 ‘한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라는 구호와 더불어 자신은 평생 선교사로 살겠다는 헌신이 선교사로 하여금 다른 경력으로 전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소명을 하나의 고정된 것으로 보는 신학적 견해가 선교사로 하여금 경력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 선교사는 자신이 선교사직을 떠남으로써 소명을 저버린 배신자로 남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루터에게 있어서 소명은 “믿음으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이웃을 섬기기 위해 행하는 모든 일”로 정의하였다 (엄진섭2006:8-10). 이웃을 섬기기 위한 소명은 수도사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것이다. 모든 직업은 이웃을 섬기기 위한 소명이요, 그것은 거룩하며 차별이 없고 동등하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이웃을 좀 더 효과적으로 섬기기 위해 이전의 직업에서 다른 직업으로의 경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루터의 소명에 대한 글을 읽고 마음의 자유를 얻은 수도승들이 수도원을 뛰쳐나왔듯이, 선교사직을 벗고 뛰쳐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선교를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의미 있는 선교에 동참하기 위해서 말이다.

성경에서도 위인들의 경력이 바뀌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모세는 40년을 주기로 그의 경력이 전환되었다. 요셉의 경력 또한 다양하게 바뀐다. 그들에게 있어서 과거의 경력은 새로운 경력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모세와 요셉은 오늘날로 치면 목사 혹은 선교사이다.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섬기기 위한 경력은 다채롭기만 하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라는 거룩한 부르심을 받았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개인에게 있어서 직업은 다양하고 또한 변할 수 있다.

선교사는 떠나야 할 사람이다

선교사는 주인이 아니요 손님이다. 주인은 물론 선교사들이 섬기고자 하는 현지인이다. 선교사가 자신이 손님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언젠가는 그것도 속히 떠나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존 네비우스(John Nevius)에 훨씬 앞서 3자 원리를 주창한 헨리 벤(Henry Benn)은 선교사는 일시적인 사역자로 간주하여야 할 것을 강조하였다(Shenk 1977:16-19). 우리는 선교사가 떠나지 않고 오래 머문 교회가 오히려 약해져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선교사가 손님이기에 떠나려 한다면 결국 경력 전환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경력 전환은 궁극적으로 직업 전환을 의미한다. 물론, 선교사 경력 전환은 직업 전환을 비롯해 역할 전환, 사역 전환, 사역지 전환 등을 포함한다. 선교사를 가리키면서 저 사람은 뭣 하러 이곳에 와 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종종 듣게 된다. 현지에도 도움이 안 되는데 왜 이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아마 이런 사람은 경력 전환이, 특별히 다른 직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떠한 가. 나의 존재가 과연 선교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가. 내가 이곳에 있고 행하는 사역들이 현지 교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솔직하게 생각해 보자. 아니 그것보다도, 나는 이곳에서 행복한가. 이곳에서의 삶이 의미 혹은 가치가 있는 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내 인생은 나에게 하나 밖에 없는 인생이다. 남이 말하는 내 인생이 아니라 내가 사는 내 인생이 중요하다. 내 인생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을 필요가 없다. 선교사라는 호칭에 매여 자신의 인생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고치를 깨고 나와야 나비로 날 수 있다. 선교사라는 호칭이 고치가 되어 그 고치에 갇혀 있어 날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하나님도 원하지 않으실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음성을 들어보라.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보라. 그리고 그것들을 펼칠 수 있는 경력을 찾아보라. 그 경력을 가지고 일할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것을 위해 자신을 준비시키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으면 화가가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을 연극을 만들고 싶으면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비즈니스가 재미있으면 상인이 되라. 그림으로 시나리오로 장사로 사람을 섬기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자. 그것이 설사 큰 업적이 아닐 지라도, 하나님께서 나를 만드시 모양대로 사는 것이라면 그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자.

어떤 이는 새로운 경력을 찾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지금 시작하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로 인생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엄진섭.             2006. “루터의 소명관”. 신학과 신앙(17): 7-69
Shenk, Wilbert R. 1977. “Henry Venn’s legacy”. Internation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 1 (2): 16–19.

By |2019-02-15T17:19:38+00:00October 9th, 2018|경력 전환|0 Comments

About the Author:

엄경섭(Steve K Eom) 선교사는 1994년 GMS의 에티오피아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SIM 국제 선교부에 속하여 교회 개척과 신학교 사역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동서선교연구 개발원의 사무총장으로 태국에 오피스를 두고 아시아 교회의 선교 운동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선교사 경력 전환 센터(Missionary Career Transition Center)의 Managing Director로 선교사들의 경력 개발과 전환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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