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경력 전환의 심리적인 장애들 @경력 전환 7

//선교사 경력 전환의 심리적인 장애들 @경력 전환 7

선교사 경력 전환의 심리적인 장애들 @경력 전환 7

엄경섭, Managing Director of MCTC

 

  1. 소명에 대한 오해

한국 선교사에게 있어서 경력 전환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소명에 관한 기존의 인식 때문이다. 경력 전환의 여러 형태 중에서 특별히 선교사직을 그만두고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는 일은 더욱더 어렵다.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선교사의 소명은 특별하고 일평생 지속적인 것이기에 선교사를 그만두는 것은 소명을 저버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나는 소명이 한순간에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인생의 과정 가운데 알아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요셉은 처음부터 총리직이 자신의 궁극적인 소명임을 알았을까? 나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고 본다. 그는 그때그때 마다 주어진 부르심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때 그때의 부르심은 그에게 있어서 총리직과 같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었을지라도 꽤 의미가 있는 것들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나 자신의 평생 소명은 이것이다.’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는 부정하지 않는다. 단지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궁극적인 소명을 알아가는 과정 가운데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소명은 세상을 섬기기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이다.선교사가 세상을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을 부르시는 그 새로운 부르심에 반응하여 경력을 전환하는 것은 정당하다. 설사 그것이 선교사를 그만두는 일일지라도 하나님의 새로운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소명을 저버리는 일이 아니요 오히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소명을 찾기에 적합한 일인 것이다.

  1. 두려움

변화는 두려움을 동반한다. 경력 전환을 방해하는 가장 큰 심리적 장애물은 두려움이다. 지금의 익숙했던 안전지대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전환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두려움은 선교사로 하여금 기회 앞에서 서성거리게 만들며, 결국 뒤돌아가게 만든다. 그 기회를 ‘신 포도’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말이다.이 두려움의 이유는 너무나 다양하다.

  • 소명을 저버림에 대한 두려움
  • 잘못된 선택에 대한 두려움
  • 겪어야 할 과정에 대한 두려움
  • 실패에 대한 두려움
  • 능력 부족에 대한 두려움
  • 지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콜로라도 주립대의 가축 행동학 교수로 재직한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박사는 자폐인이다. 그녀가 자폐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갈 뿐만 아니라 세상에 크게 기여하는 자리에 나아가기까지 그녀 앞에 놓인 많은 도전을 극복해 나아가야만 했다. 그녀는 ‘나는 다르지만 모자란 것은 아니다(I am different, not less)’고 말한다(Grandin 2010: TV Movie). 새로운 도전이 올 때마다 두려움이 그녀를 압도했지만,그랜딘은 결국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녀는 새로운 기회를 향한 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머물러 있지 않고 그 문을 과감히 열고 나아갔다.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두려움이다. 경력 전환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을 이루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는 두려움이다. 경력 전환은 두려운 일이기에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1. 미련

자신이 해 온 일이나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미련 때문에 경력 전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환이 절실한 필요로 다가오겠지만, 과거나 현재의 사역이 성공적이었거나 어느 정도 체면을 유지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될 경우 경력 전환은 어려워진다.

경력 전환은 과거나 현재의 일이 잘못되었기 때문에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사역을 한 사람의 경우도 경력 전환이 필요하다.변화하는 시대가 우리에게 경력 전환을 요구한다. 또한 자신의 나이와 경험에 맞는 역할이나 사역을 찾아야 한다.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재능이나 경험으로 보았을 때 다른 역할이나 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재의 역할과 일에 머물고자 하는 선교사가 있다. 이것은 마치 연대장을 해야 할 사람이 과거에 자신이 총을 잘 쏘았다고 하면서 소총수로 남아있으려 하는 것과 같다. 한편, 어떤 이는 과거의 성공에 도취해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성공을 가져왔던 자신의 과거 사역이 미래에도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과거의 성공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미련을 버리고 떠나야만 자유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1. 방향성과 정보 부족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 잘못되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지만, 그것이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를 어려워한다.체면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깊이 살펴보고 솔직히 드러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경력 전환을 하고 싶어도 어디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를 모른다.

경력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누구인지를 찾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만드셨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름답다.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면 거울을 보아야 한다. 자신이 어떠한 기질인지, 어떠한 은사가 있는지 검사도 받아보고 자신의 관심과 경험이 자신을 어떤 것에 기울게 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자신에 대해 옆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해야 한다. 또한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어떠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 다양한 책도 읽고, 앞에 간 사람들에게 겸손하게 지도를 요청하여야 한다. 경력 전환 센터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유익하다. 세상의 필요는 우리의 소명을 알게 해준다. 그 필요에 자신이 적합한지를 맞추어 볼 때 소명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1. 환경을 탓함과 너무 많은 고려

드문 경우인 것 같지만 많은 선교사가 자신이 경력 전환을 못 하는 이유를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다. 환경은 경력 전환에 있어서 대체로 우호적이지 않다. 경력 전환 준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거나 정보나 교육, 혹은 훈련을 받을 기회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소속 교회나 선교 단체가, 심지어는 배우자나 자녀들이 자신의 경력 전환에 반대할 수도 있다. 경력 전환을 미루는 것을 환경의 탓으로 돌리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 있다. 자신의 내면에 확신이 있고 열정이 살아있다면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전혀 장애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는 경력 전환을 하고 싶은데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시도를 주저한다. 아내의 동의,자녀들 교육, 재정, 교회와 선교부의 동의,동료와의 관계, 현지인과의 관계, 현재 하고 있는 사역의 정리, 시간, 자신의 능력이나 건강 등등의 경력 전환을 위해 해결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이것들을 해결해야만 한다니 너무 복잡하고 골치가 아파, 경력 전환에 대한 생각을 접는다. 경력 전환은 반드시 뛰어넘는(Jump)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 뛰어넘는다는 것은 한번 큰 결단을 요구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그것은 습관이 되어 바꾸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과거의 방식이 효율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변화의 과정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와 몸은 현실에 익숙해 있다. 익숙하기에 경력 전환과 같은 새로운 변화를 우리는 생각과 몸으로 저항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의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이 저항을 극복하고 우리 앞에 놓인 문을 열고 나아가야 한다.

템플 그랜딘이 자폐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과 관련하여“동굴 안에서 서성거리며 이야기하고 서로 교제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You would have a bunch of people standing around in a cave, chatting and socializing and not getting anything done)”(Grandin 2008)고말한적이있다. 우리는지금어디에있는가? 동굴안에서 서성거리고 있지 않은가?나름대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이야기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 떠들어 대기도 하지만 그 소리는 동굴 안에 울려 퍼지는 공허한 메아리이다. 동굴에서 나오자. 동굴 밖에는 더 밝고 더 넓은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참고 문헌

Jackson, Mick. 2010. Temple Grandin. TV movie.HBO Films

Grandin, Temple, 2008. The Way I see It: A Personal Look at Autism & Asperger’s.Arlington, TX: Future Horizons

By |2019-02-15T17:20:12+00:00February 15th, 2019|경력 전환|0 Comments

About the Author:

엄경섭(Steve K Eom) 선교사는 1994년 GMS의 에티오피아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SIM 국제 선교부에 속하여 교회 개척과 신학교 사역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동서선교연구 개발원의 사무총장으로 태국에 오피스를 두고 아시아 교회의 선교 운동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선교사 경력 전환 센터(Missionary Career Transition Center)의 Managing Director로 선교사들의 경력 개발과 전환을 돕고 있습니다.

Leave A Comment

This Is A Custom Widget

This Sliding Bar can be switched on or off in theme options, and can take any widget you throw at it or even fill it with your custom HTML Code. Its perfect for grabbing the attention of your viewers. Choose between 1, 2, 3 or 4 columns, set the background color, widget divider color, activate transparency, a top border or fully disable it on desktop and mobile.

This Is A Custom Widget

This Sliding Bar can be switched on or off in theme options, and can take any widget you throw at it or even fill it with your custom HTML Code. Its perfect for grabbing the attention of your viewers. Choose between 1, 2, 3 or 4 columns, set the background color, widget divider color, activate transparency, a top border or fully disable it on desktop and mob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