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훌륭한 선교사인가 @경력 전환 4

엄경섭, Managing Director of MCTC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누가복음 19:21, 23

나는 훌륭한 선교사가 되기를 원했다. 훌륭한 선교사가 어떠한 선교사라는 정의도 내리지 않은 채 막연히 훌륭한 선교사가 되고자 한 것이다. 선교사를 수식할 ‘훌륭한’의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나름대로 정의를 내렸다 할지라도 훌륭함의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계량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렵다. 그러기에 우리는 훌륭한 선교사가 되기 위해 각기 소견대로 이런저런 모습으로 사역을 하고 있다.

훌륭함의 정의는 개인의 관점이나 살아온 여정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것은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 혹은 사회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공한 자, 곧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많이 생산하고 많이 남기는 자가 훌륭하다. 선교도 자본주의에 영향을 받아 높은 지위에 올라 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건물이든 숫자이든 결과를 크게 드러내는 자가 사역을 성공적으로 이룬 훌륭한 선교사라는 칭찬을 받는다.

성공한 선교사 요나

요나는 성공한 선교사였다. 단 하룻길 전도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가 외치는 메시지에 니느웨 왕으로부터 모든 백성, 심지어 짐승까지도 금식하면서 회개를 하였다. 그때 구원받은 백성의 수를 최소한으로 잡아도 12만 명이나 된다. 창조 이래로 요나와 같은 업적을 이룬 선교사는 없을 것이다. 그 유명한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도, 빌리 그래함(Billy Graham)도 요나와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요나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요나에게 훌륭한 선교사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썩 마땅치가 않다. 그래서 요나는 설교자들로부터 종종 본받지 않아야 할 인물로 종종 그려지고 있다.

성공적인 선교사

이처럼 선교사가 성공적이어서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떤 이는 수십 채의 예배당을 지었을 것이다. 내가 교회라고 하지 않고 예배당이라고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말라. 교회 개척자였던 내 경험으로는 교회는 그렇게 쉽게 세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수억을 들여 대학이나 병원, 혹은 센터를 지었을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설교와 전도로 수백 명을 주님께 돌아오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굳이 수천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은 우리는 종종 숫자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고아원을 운영하고, 우물을 파고, 농업을 육성하고,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등등의 그 업적을 자랑할 만한 선교사들이 분명히 많을 것이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었다고 자찬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훌륭한 선교사였다고 말하기가 쑥스럽다.

새옹지마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새옹지마는 복이 화를 가져오고 화가 복을 가져오기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선교에 있어서도 성공만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요, 실패라고 해서 항상 그 결과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서 실패는 때때로, 특별히 길게 보았을 때,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역설이 발견된다. 에티오피아 월라이타(Wolaita) 종족의 중심지인 소도(Sodo)에 내려간 초기 SIM 선교사들은 갑작스러운 철수로 인해 실패하였다고 생각하였지만, 월라이타 종족은 공산주의 치하에서 자체적으로 복음화되어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강력한 선교적인 교회가 되었다. 디바티(Debatie)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정작 굼즈(Gumuz) 종족을 전도하는 데 실패하였지만, 이들의 사역의 열매로 이웃 오로모(Orimo) 종족에 교회들이 세워져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그 자손들이 선교사들과 함께 굼즈 종족 복음화에 기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가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서 비일비재하다. 어느 누가 어떤 선교사가 사역에 성공했다고 혹은 실패했다고 단언할 수가 있겠는가. 실패와 성공은 하나님만이 아신다. 아니 실패도 하나님의 선교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성공한 선교사를 훌륭한 선교사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충성된 선교사

성경은 충성된 종을 칭찬한다. 따라서 충성된 선교사가 훌륭한 선교사이다. 달란트 비유를 비추어 보았을 때, 성공의 여부가 충성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업적이 많다고 해서 혹은 작다고 해서 하나님께 칭찬을 받지 않는다. 칭찬의 근거는 내가 얼마나 충성되었느냐에 달려있다. 마더 테라사(Mother Teresa)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성공하도록 부르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충성하도록 부르신 것이다(God has not called us to be successful, He has called us to be faithful)”고 말하였다 (Teresa). 한국에서 사역했던 독일 선교사 서서평(Elisabeth J. Shepping)은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 (Not success, but serve)”고 말하였다. 성경에서 섬김은 충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단어이다. 성공이 아니라 충성이다. 충성은 성공 혹은 내가 얼마나 많은 업적을 쌓았는지에 초점이 있지 않다.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이미 나에게 주신 달란트, 즉 나의 은사와 재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나를 만드신 대로 그리고 내게 주신대로 충성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훌륭함의 기초이다.

당신이 쌓은 업적이 당신의 훌륭함을 말해주지 않는다. 오늘날 당신이 누리고 있는 지위나 권한 또한 당신의 훌륭함과는 상관이 없다. 당신의 탁월함이 아니라 충성됨이 당신을 빛내주는 것이다. 혹시 당신이 불편한 옷을 입고 있다면 벗어 던지라. 그 옷이 아무리 비싸고 멋있다 할 지라도 당신을 훌륭한 선교사로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Lowery, Brian,      2017. “We Are Called to Be Faithful, Not Successful”. Christianity Today. https://www.christianitytoday.com/pastors/2017/march-web-exclusives/we-are-called-to-be-faithful-not-successful.html

Kang Joshua Choon-Min.   2017. The Secret to People Who Are Able to ‘Bounce Back’ from Failures Christianity Today. http://www.christianitydaily.com/articles/8987/20170504/bounce-back-secret-people-bouncing-ball.htm